화이자 백신 위탁생산 유치에 청와대 관료가 앞장서며 중국에 밀려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푸싱의약그룹 자회사 푸싱약업이 독일 바이오엔테크 간 합작투자(조인트벤처)로 중국 위탁생산 체결을 9일 발표했으나 삼성바이로직스는 12일 백신 생산 한국 언론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공시했다.
이어 한국화이자제약은 12일 정부 관료의 일부 언론에 삼성바이오로직스 화이자 백신을 위탁생산(CMO)한다는 발언에 대해 “본사 확인 결과, 자체 생산이 아닌 현지 제조를 논의한 적 없다"고 공식 발표했다.
화이자의 자회가 한국화이자는 한국 언론의 관료 발언 보도가 잇다르자 "글로벌 본사에 확인한 결과 mRNA 백신 기술의 고유성과 외부에서 제조됐을 때의 품질 등을 고려해 현지 제조는 고려하지 않는다는 게 공식 입장"이라고 12일 최종 밝혔다.
한국은 관료가 앞서 11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인천 송도 3공장에 화이자 백신 생산을 위한 설비 깔고 있다”며 “8월부터 양산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는 것을 근거로 한국경제신문이 11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이르면 8월부터 미국 제약사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을 위탁생산한다.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기술력과 글로벌 1위 의약품 위탁생산(CMO)업체로 자리매김한 삼바의 양산 능력 간 ‘빅딜’이 이뤄진 결과다. 삼바의 화이자 백신 연간 생산량은 최소 10억 회분(5억 명분) 이상으로>라고 보도했고 이어 각 언론사들이 앞다퉈 화이자백신 위탁생산 유치를 보도했다.
화이자 백신 공동 개발자인 독일 바이오엔테크 연구소는 앞서 미국 화이자와 파트너십으로 홍콩 마카오 대만 등지에 백신 생산·유통을 밝히며 “7월까지 중국 보건당국 승인 전망”을 지난 4월부터 밝혔고 이번 합자 계약에 대해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바이오엔테크 연구소는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의 파트너십을 통해서도 홍콩, 마카오, 대만 등에서 백신을 생산·유통하고 있으며, 늦어도 오는 7월까지는 중국 보건당국의 승인을 받을 전망이라고 지난달 밝힌 바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가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가능성에 크게 올랐다. 다만 회사 측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공시해 섣부른 추측을 경계하고 나섰다.
한국은 관료의 삼바 유치 발언으로 12일 증시에서 삼성의 부인 발언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3만9천원(4.77%) 오른 85만6천원이 됐다. 화이자 백신 한국 생산에 대한 관료의 발언이 잇따르며 3일부터 상승한 삼바는 1주일전 77만천원에서 삼바의 공식 부인에도 10% 이상 급등했다.
관료 발언을 특종으로 보도한 경제지들이 심리전에 의해 삼바 주식은 12일 초장 6% 급등 86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은 12일 오전 MBC '김종배'에 출연해 "다음주 한미정상회담에서 주된 의제 중 하나가 한미간 백신 파트너십"이라며 "미국은 백신에 대한 원천기술과 원부자재를 갖고 있고 한국은 세계 2위 수준의 바이오 생산 능력을 갖고 있다"고 밝혀 주가 상승에 기여했다.
화이자 주식 자극의 쟁점인 mRNA 백신은 개발 생산국이 미국과 독일로 국한됐고, 중국이 가능한 국가로 자회사 백신 공장 설립을 공표하면서 한국은 10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정례브리핑에서 “mRNA 백신 국내 생산 위해 국내 제약사와 협의 중”이라고 말하며 주가 상승을 자극했다.
관련 주식이 상승을 시작한 7일 권준욱 질병관리청 중대본 제2부본부장은 정례브리핑에서 “mRNA백신 플랫폼은 암 등 감염병 외의 다른 만성병 영역으로 확장될 수 있는 기술이기에 반드시 확보돼야 한다”고 말했다.
mRNA 백신은 항원 유전자를 mRNA 형태로 주입해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신기술로 코로나 사태에서 첫 상용화됐고, 변이 바이러스에 유용하다고 알려졌다.
‘미디어오늘’은 한국경제 보도를 오보라며 <정보출처는 “정부 고위 관계자”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인천 송도 3공장에 화이자 백신 생산 위한 설비 깔고 있다”, “8월부터 양산에 들어갈 수 있다”는 익명 취재원 발언 그대로 실었다>면서 <한국경제는 ‘삼성에 매우 우호적’“이라고 밝히며 1월의 ‘이재용 백신 특사설’ 보도와 연결해 <유산 상속 계획 발표를 두고 “이건희의 마지막 선물”이란 찬사를 보낸 것도 전형적 ‘삼성 편들기’ 보도로 지적됐다>고 보도, 삼성 편들기에 의한 익명 관료 발언 취재가 근원이라고 밝혔다.
관료가 “설비 깔고 있다‘고 말하며 ‘계약 성사’에 대한 판단을 언론에 제공했는지, 언론이 설비 발언만으로 ‘계약’을 독자 판단했는지의 여부가 실제 주가 조작 주역 판단의 쟁점이다.
한국화이자는 논란이 커지자, ‘한국경제’는 12일 후속 보도로 <삼성바이오, 화이자 백신 생산 부인…靑 "한·미 정상회담서 백신협력 논의"> 제목의 <화이자 백신을 위탁생산한다는 내용을 담은 5월 12일자 본지 보도를 부인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삼바가 글로벌 제약사 백신을 위탁생산할 가능성을 여전히 높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주식 연관으로 이슈가 집중되자 화이자 본사가 아인 한국화이자가 12일 "글로벌 본사에 확인한 결과 mRNA 백신 기술의 고유성과 외부에서 제조됐을 때의 품질 등을 고려해 현지 제조는 고려하지 않는다는 게 공식 입장"이라고 밝혀 독일 바이오엔테크와 중국 푸싱약업과 합작투자 체결은 회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