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을 비동맹으로 분리해 철군을 감행한 미 민주당과 ‘친미 정권 수립’의 공화당 대외전략이 ‘친미 아프간인 대응’에서 충돌했다.
아프간 전쟁을 시작한 부시 공화당 정부의 라이스 전 국무장관은 “전투가 벌어지는 시기에 급히 떠나온 것은 사실”이라며 “우리가 사이공 함락을 재연하면서 유일하게 반복할 가치가 있다고 할 부분은 우리를 돕다가 위험에 처한 남베트남인 수천명을 구한 것”이며 “우리를 믿은 아프간인들에게 피난처를 긴급히 제공해야 한다”라고 바이든 민주당 정부를 비난했다.
라이스 전 장관은 18일 기고로 “‘우리는 그들의 미래를 결정할 모든 기회를 줬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최근 연설은 아프간 국민들이 탈레반을 선택했다는 것처럼 들린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그들은 알카에다를 퇴치하기 위해 우리와 함께 싸우고 죽었다”고 아프간의 친미 정부 지원에 초점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16일 대국민 연설로 “결정이 비판 받을 것이라는 점 알고 있다. (중략) 다섯 번째 미국 대통령에게 이 상황 넘겨주기보단 차라리 모든 비판 받는 쪽 택하겠다. 이번 결정이 옳은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국민 위해 옳은 결정이며, 나라를 위해 생명을 위험에 빠뜨린 용감한 우리의 군인들을 위해서도 옳은 결정이다”고 8월말 미군철수 정책 고수를 밝혔다.
설리번 미 안보보좌관은 17일 브리핑으로 한국과 유럽 주둔에 대해 “우리가 오랜 시간 실제 주둔을 유지한 곳이고, 내전도 벌어지지 않았다”며, 주둔 목적에 대해 “외부 적의 잠재성을 다루고, 외부 적으로부터 우리의 동맹 보호 위해(the potential of an external enemy, and to protect our ally against that external enemy)”라며 "아프간과 근본적으로 다른 상황"이라고 동맹국과 비동맹을 분리했다.
뉴욕타임스는 전ㆍ현직 정부 관리들을 인용해 “정보당국이 7월부터 아프간 정부가 수도 카불에서 버티기 힘들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수 차례 보고했음에도 행정부가 아무런 대처 하지 않았다”며 “현재 아프간 상황은 CIA가 가정한 최악의 시나리오와 매우 유사하게 전개되고 있다”는 관계자 멘트를 17일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ABC 방송 인터뷰로 ‘철군 결정에 이런 혼란 고려했나’ 질의에 “지금 벌어지는 일까지 정확히 고려한 것은 아니나 엄청난 일 겪을 것은 알았다. 우리가 몰랐던 것 중 하나는 탈레반이 탈출하려는 사람들을 막고 있는 점”이라며 “그들은 미국 시민들이 빠져나오는 것에는 협조하고 있지만, 우리를 도왔던 아프간 사람들을 탈출시키는 데에서 우리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혀, ‘친미 아프간 대응 실책’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임 트럼프 대통령의 미군 철수 정책에 이어 4월에 ‘완전 철수 20년 아프간 전쟁 종식’과 ‘8월말 철군’을 진행했고, 미군 철수 완료전인 15일에 미국 지원의 가니 정부가 도피하고 탈레반 정권이 재장악하자 외국인과 아프간인의 탈출로 대혼란이 시작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ABC 인터뷰에서 ‘만약 8월31일까지 탈출 완료하지 못하면 어떻게 하냐’ 질의에 “미국 시민권자가 남아있으면 모두 빼내기 위해 남아있을 것”이라고 ‘주둔 연장’을 밝히며, 아프간 철수 대상자에 대해 미국인 1만~1만5천명과 “미국에 협력한 아프간 사람들과 그 가족 등 5만~6만5천명 대피시켜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