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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상설무기전시장 조성 대가

김종찬안보 2017. 11. 9.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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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에 맞춰 서태평양 일대에 배치된 미 해군 핵추진 항공모함 3척과 11일부터 14일까지 한반도 해역에서 공동훈련을 진행하고, 양 정상은 한국의 수억 달러 무기 구매를 합의했다.

7일 정상회담과 8일 국회 연설을 통해 '이제는 힘의 시대다' '미국을 시험하지 말라'는 말을 북한 체제비판과 섞어 말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전략자산인 항모 3척을 한꺼번에 한반도에 집결시켜 최고수위의 무력시위를 전개했다.

한국은 핵추진잠수함과 정밀탐지 항공기 등의 구매를 당연하다고 발표하였지만, 실제 트럼프가 말한 '수억달러 무기 구입 약속'이외에는 공식 발표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은 일본과의 인도 태평양 시대 개막 선언에서 한반도 무력시위, 그리고 중국과의 '집단적 힘' 조성 합의 등으로 이어진다.

이런 미국의 전략 전개의 기본 소재는 '대북 압박'이며, 힘바탕 외교에서 한국은 대북 압박을 위해 '대화견인을 위해 군비증강 지속강화'를 추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미중정상회담 후 "우리는 과거의 실패한 접근법을 되풀이 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모든 대북 결의안을 전면 이행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민주당 전임 오바마정권을 대중 전략을 중국을 통해 비난한  트럼프는 앞서 한미 공동언론발표문에는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동맹이 인도 태평양 지역의 안보, 안정과 번영을 위한 핵심축임을 강조했다"고 명기해 미일유착형 공화당식 전략에 한국을 포함시켰다.

이어 단독 설명으로 그는 "북한이 무모하고 위험한 길을 포기할 때까지 경제적 압박을 늘려나가기로 했다. 책임있는 국가들 모두가 북한의 살인적인 정권을 무장시키고 재정적으로 지원하며 교역하는 일을 멈추기 위해 함께 해야 한다"면서 "함께 하면 우리는 이 지역과 세계를 이 같은 심각한 핵 위협(menace)으로부터 자유화시킬 힘을 가질 수 있다. 그러려면 평화를 이루기 위한 집단적(collective) 행동, 집단적 힘, 집단적 헌신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뒤의 말은 중국과 합의된 내용은 아니다. 트럼프의 결론은 "이를 통해 모두를 위해 더욱 안전한 미래를 조성하고 극단주의와 테러리즘으로부터 우리의 시민을 보호해야 한다"고 말한 '시민 보호'를 위한 중무장화에 모아진다.

미중정상회담의 내용을 보면, 미군 항모들의 한반도 집중 훈련이나 '집단행동' 등에 대해서는 중국과 협의나 합의된 사안이 아니다.

특히 '시민 보호'는 한국을 겨냥한 용어에 해당된다. 트럼프는 한국 국회연설에서 "우리가 지키기 위해 싸우고 생명을 걸었던 땅"이라고 한국에 대한 연고권을 말했었다.

이를 시현한 11일부터 14일까지 한반도인근 해역에 전개 미 항공모함은 로널드 레이건호(CVN 76), 시어도어 루스벨트호(CVN 71), 니미츠호(CVN 68) 등으로 모두 서태평양부터 인도양까지 관할하는 미 7함대 작전구역 담당 중화기들이 한반도에 모여들어 항모 3척이 근접 상태에서 공동훈련을 실시한 것은 군수품 전시장 행사의 절정을 이룬다.

미 핵항모 니미츠호는 중동 전개훈련 뒤 남중국해를 통해 귀환중에 한반도 인근으로 왔고, 루스벨트호는 괌 인근 남서태평양 전개 훈련을 진행중에 한반도로 집결했다.

원래 미 해군 7함대는 일본 요코스카를 모항이다. 7함대 소속 레이건호에 더해서 미 서부 해역 관할 3함대 소속 루스벨트호와 니미츠호가 한반도에 한 시기에 모여 공동훈련을 처음 시도하며 사상 초유의 무력 과시했다.

미군의 전세계 10개 항모전단중 3척이 집결한 규모는 상당하다. 항모 한 척은 미국의 최신예전투기 F-18 슈퍼호넷 70~80대, 이지스구축함 3~4척, 핵추진 잠수함 1~2척, 150여대 전투기, 1500여발의 토마호크미사일 등 전단을 이룬다.

 이런 항모전단 3개가 한반도 인근에 합동 작전을 하면서 250대에 육박하는 최신 군용기가 한꺼번에 전개 활동하는 것이며 여기에 한국 해군과의 공동훈련은 단순 명분용으로 작동한다. 9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은 "현재 한미간 연합 훈련을 위해서 상호 협의가 진행중"이라며 "한미일 3국 연합훈련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한국 국회 연설에서 "지금 현재, 한반도 주변에 배치되어있는 것들이 세 대의 큰 항공모함이다. 이 항공모함에는 F-35가 장착되어 있으며 15대의 전투기가 실려 있다. 우리는 핵잠수함을 적절하게 배치해두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들을 실제로 사용할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본 닛폰TV는 8일 미 국방부 당국자를 인용, '니미츠'와 '로널드 레이건' '시어도어 루스벨트' 등 항모 3척이 서태평양에서 훈련에 들어간다면서 "트럼프 대통령 순방기간 북한 도발을 강하게 견제하는 목적이 있다"면서, 일본 방위성 관계자가 "이번 미 항모 훈련에 일본 해상자위대와 항공자위대도 참가할 방침"이라 말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박3일 간의 중국 방문 뒤엔 베트남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필리핀에서 열리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에 잇달아 참석하고, 이들 항모 군단들은 한반도를 기점으로 집중 전개한 뒤 서태평양과 인도를 잇는 전개에 들어갔고, 앞서 9일 인도네시아로 간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인도네시아 비즈니스포럼'에서 아세안 지역 교류와 투자 확대의 경제정책 '신(新)남방정책'을 선언했다.
문 대통령은 상품교역 중심의 한국-아세안 관계를 기술·문화·예술인적교류로 확대하고, 교통·에너지·수자원 관리·정보통신 등 아세안 국가가 필요한 부분부터 협력을 강화한다면서, 사람과 사람이 이어지는 ‘사람 공동체', 안보 협력을 통해 아시아 평화에 기여하는 '평화 공동체', 호혜적 경제협력을 통해 함께 잘사는 ‘상생협력 공동체’를 제안했다.

이는 트럼프가 미중정상회담 직후 말한 "핵 위협으로부터 자유화시킬 힘을 가지려면 평화를 이루기 위한 집단적(collective) 행동, 집단적 힘, 집단적 헌신"을 말한 내용과 연결된다.

한국은 인도네시아에 해군 고속정 등 군사무기 판매를 지속해 왔고 문재인 대통령 당선 직후부터 대우조선을 회생시키며 인도네시아에 잠수함 수출을 적극 독려하고 있다.

그런 인도네시아 공략 시발점인 9일 청와대 수석보좌관은 한·미 공동언론발표문에 나온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동맹이 인도 태평양 지역의 안보, 안정과 번영을 위한 핵심축임을 강조했다'고 적힌 내용에 대해  한국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했다는 것이지, 우리가 동의했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국이 부동의한 것을 공동발표문에 적시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아, 국내용 언론플레이로 보인다.

 

일본을 기점으로 한 미 핵항모전단의 한반도 전개는 북한 도발견제와 북한에 대한 대화견인을 위한 무력시위 필요성이 명분이다. 그렇지만 실제 효과는 트럼프 대통령의 신아시아 전략인 인도 태평양 시대 전략의 중심부에서 전략 전개와 무기 전시를 통한 신무기 경쟁장이고 동시에 공개 전시장으로 작용하는 효과가 크다.

미일 합동 군사력이 실질적 주축이면서 한반도 전개에 한국이 앞서 선언한 한미일 군사동맹화 반대를 겨냥해 한반도 인근전개에도 불구하고 한국 해군은 장식용 참가로 포장됐다. 이는 한국이 앞서 한미일 군사동맹 반대를 미국과 일본이 명분으로 활용한 결과로 보인다.

한국은 이에 대해 독자적 정보접근권과 방첩권을 부여받지 못했고, 미국의 한반도 전개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형태로 한미 연합훈련을 유지하게 된다.

한국의 미 항모군단 한반도 전개에 한미 연합훈련이 좀더 긴밀해지는 조건에는 문재인 정부가 집중추진하는 핵추진 잠수함이 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문재인 대통령이 수십억 달러 미국 군사 장비를 사기로 약속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요청을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발표했다.

언론과 정당들 모두 이를 환영했고, 청와대가 언론에 밝힌 내용은 수조원의 군수품은 핵추진 잠수함과 최첨단 군사정찰기 자산이다. 핵잠수함에 대해 청와대는“9월 뉴욕 정상회담에서 원칙 합의했고, 승인이 난 상태”라면서 “핵잠 구입이나 공동 개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중앙일보는 국방부의 핵잠 연구와 관련, 5000t급이 1조 6000억원 정도라고 파악했다. 문재인 정부는 임기(2022년 5월까지) 진수의 경우 비용이 더 증가한다.

핵잠수함에 문재인 정부가 집착하는 이유중 하나는 한미일 군사동행화 반대와 연결된다. 이번 미국의 핵항모 3군단 한반도 전개의 경우 핵잠수함이 있으며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쉽게 성사되며, 일본을 연한훈련에서 일시적으로 배제할 수 있다.

명분상으로는 북한 도발 초기응징용 해상 미사일을 확보하려는 것이며, '도발 강력억지용'으로 명명됐다.

응징용에 발맞춘 미 공군 정찰기  E-8 조인트 스타스는 북한의 이동형미사일발사대(TEL) 추적용이며, 지상 표적을 잡아 전투기 등에서 타격하도록 하는 북한 지도부 응징 작전인 킬체인 전개용이다. E-8의 가격은 98년 기준 1대 2억4440만 달러(2800억원)이고 운용 비용이 이 보다 더 들어간다.
이를 합하면 트럼프가 말한 '수십억 달러'에 해당되며, 모두가 미국의 공식 승인 절차가 필요한 수출통제 장비이다. 

이 과정은 북한도발을 바탕에 깐 한미간 한반도 무기전시장 상설화 합의로 이해할 수 있다. 미국은 힘바탕 외교의 승리를 앞세우고 한국은 북한과 대화주도위해 압박을 최고조로 하기 위해 한반도 무력시위를 최근접점으로 허용하고 전략자산의 수시전개를 요청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수시로 '힘이 없어 외교가 안된다'고 말해왔고, 강경화 외무장관은 '강한 압박으로 북한의 대화견인'을 말해왔고 재정적자에도 군비증강에 몰입해왔다.


이런 한국의 접근에 대해 러시아는 다른 판단과 접근을 보인다. 

게이 랴브코프 외무차관이 8일 러시아는 북한에 대한 전면적 제재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고, 러시아 외무부 비확산·군비통제 국장 미하일 울리야노프는 7일 미국 블룸버그 통신 인터뷰에서 "북한은 최소 2~3년 후에나 미국을 장거리 미사일로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며 "우리가 정치적 해법을 찾지 못하면 북한 정권이 이 기간 내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확보하는 것이 불가피할 것이라서 지금 이 프로그램을 중단시켜야 하며, 제재는 4~5년 동안만 작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결국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한 적이 없고 미국 공격의 운반수단은 미완상태이기에 지금 협상이 가능하고 이를 기피하면 차후더 협상이 어려워진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울리야노프 군비통제 국장은 "러시아와 중국은 북한이 핵미사일 시험을 최소 몇 달 동안이라도 멈추고 미국과 한국은 연합훈련을 중단하는 '쌍중단'을 제안했지만 미국은 쌍중단이 북한의 불법적 핵미사일 시험을 합법적인 한미 연합훈련과 동일시한다는 이유로 이 제안을 거부했다"면서 "미국은 제재를 통해 대북 압박을 강화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러시아와 중국의 중재안에 대해 미국이 거부하고, 미국은 오히려 '대북압박'을 더 원하고 있다는 시각은 한국에도 적용된다. 곧 미국의 트럼프 주도 대북압박을 통해 '대화주도론'이 성립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트럼프의 강공책이 대북 선제공격 등 군사옵션이라서 한국이 이를 억제하고 대화 협상을 조성하는 것으로 대화주도론 운전사론과 군비증강을 집중 구사했으며, 이런 대화주도를 위해 강력한 군비증강으로 더 강하게 북한을 압박해 도발을 중지하고 대화마당으로 나오게 해야 한다는 대화견인 전략을 구사해왔다.

 미국과 한국은 북한 도발이 모든 시발점이라 봤고,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이 북한 불법행위와 미국 합법행위가 다르다는 입장이 대화부재의 시발점으로 보는 차이는 확연하다. 러시아는 미국 국무부의 '2달 북 도발 중지면 미북 대화 가능'이란 중재안의 시효가 끝나가는 시점의 미국-러시아간 정상회담에 주목하고 있다.

한반도의 군사력 집중과 첨단 무기 전시장화는 이 틈새에서 인도 태평양 전략과 연계돼 무기 판촉의 새장을 열었다.


지난 7일 한ㆍ미 정상회담에선 당초 예상대로 양국이 ‘안보 선물 꾸러미’를 교환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미국의 군사 장비를 사기로 약속했고, 대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한국이 필요로 하는 무기 도입을 허용했다. 그 핵심은 핵추진 잠수함(핵잠)과 최첨단 군사정찰기 전략자산이다.

청와대는 한미정상회담 직후 최첨단 군사 자산 도입을 위해 우리가 원하는 리스트를 미국에 제시하고 어떤 무기가 가능한지 따져보는 초보적이고 기초적인 단계로 진입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9일 인도네시아 현지에서는 '트럼프의 한미동맹이 인도 태평양의 핵심축'이란 공동발표문이 트럼프의 주장일 뿐 한국은 동의하지 않았고, 정상회담 당시 갑작스런 트럼프의 말이라 내용을 잘 몰랐다고 공동발표문을 부정했다.

미국 보수지인 월스트리트저널은 7일자 사설에 문대통령을 지칭하며 '믿을 수없는 친구'라고 썼다. 한국 기자들에게 인도네시아에서 말한 청와대 수석은 인도태평양 문구에 대해 "문 대통령은 사실상 처음 듣는 개념이어서 우리는 합의문에서 빼는 것으로 했다"고 9일 말했다. 인도 태평양 용어는 2007년 인도에서 시작돼 이번 미일정상회담 주제어로 일본 언론이 수차 보도했었다. 기자의 안보경제블로그 11월 2일자 '한반도 문제 국제화로 방향 튼 '운전자론'의 장애물'편에 나와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국, 베이징에 고개 숙이다(South Korea’s Bow to Beijing)' 사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믿을 수 없는 친구(unreliable friend)'라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