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의 미국 대외전략이 연합뉴스가 보도한 “힘 실리는 폼페이오…입지위축설 볼턴, '측근 NSC 관여'로 도마”가 사실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와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한국언론이 집중 보도한 ‘볼턴제거작전’은 백악관 전략 실상과 정반대이다.
친문언론으로 부각된 JTBC는 아예 연합의 이 팩트를 앵커가 직접 “미국 언론의 분석”으로 바꿔 말했다. 이어 취재 기자는 서울에서 백악관을 직접 취재 트럼트의 행동을 본 듯이 보도했다. 그대로 보자.
<[앵커]
점진적 보상안 등 타협안을 도출하는 데는 트럼프 행정부 내 난관을 넘어야 합니다. 강경파들이 과거 북한과 이런 식의 합의가 실패했다며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은 최근 북미회담 회의론을 부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볼턴과 거리를 두고, 폼페이오 국무장관에 더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미국 언론은 분석했습니다.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8일,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집무실로 긴급히 불렀습니다.
같은 집무동에 있는 볼턴 보좌관 대신 2km 거리에 위치한 국무부의 폼페이오 장관을 호출한 겁니다.
의회 전문매체 더 힐은 "두 사람의 회동은 갑자기 잡힌 것"이라며 "이 날은 북한이 강경 발언을 쏟아낸 직후였다"고 보도했습니다.
외교안보 전략에 있어 폼페이오에 힘이 더 실리는 사례라는 얘기입니다.
앞서 두 참모가 같은 날 TV 출연을 했을 때도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은 갈렸습니다.
볼턴 보좌관이 주장한 리비아 모델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고, 폼페이오 장관이 말한 대규모 민간 투자에 대해서는 '한국 모델'을 거론하며 지원 사격했습니다.
이후 볼턴 보좌관은 "회담이 잘 추진될 것으로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습니다.>
이런 ‘볼튼 제거’란 보도는 <한겨례>에서 연합을 가공해 보도했고, 이는 ‘국제 많이 본 기사’ 1위로 올랐고, 이로 인해 친문언론에서 ‘6·12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외교안보 '투톱'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역학관계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는 연합에 근거를 두고 증폭됐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21일(현지시간) “어느 누구든 (트럼프) 대통령의 진실함과 비전에 의구심을 품고 있다면 우리(미국)와 북한의 외교를 보라”고 말했다.
핵심 팩트인 트럼프 대통령이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불렀다는 18일 직후 21일 폼페이오 장관은 헤리티지재단에서 이란 핵합의 파기 정책을 발표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헤리티지재단 이란 핵합의 파기 외교 연설은 공식외교정책 발표이고, 이란과 북한에 대한 내용이 주축이다. 그는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6월 12일 북미정상회담을 언급하며 “김정은을 만나려고 하는 의지는 가장 확고한 적(staunchest adversaries)에도 큰 문제는 외교로 해결하려는 관여(commitment) 정책을 보여준다”고 말했고, ‘이란 핵합의 탈퇴 이후 전략’에서 ‘이스라엘 위협 중단’이 핵심인 12개 요구사항 합의를 요구했다.
핵합의에서 강화된 추가요구는 ▲이란의 우라늄 농축 중단 ▲플루토늄 사전 처리 금지 ▲모든 핵시설에 대한 완전한 접근 허용 등이지만, 실제 구속력이 큰 전략인 ▲미국인 석방 ▲예멘·레바논 반군 지원 중단 ▲시리아에서의 병력 철수 ▲이스라엘에 대한 위협 중단 등이 중심이다.
폼페이오의 발표는 앞서 연합과 JTBC가 보도한 ‘백악관 호출’의 직무 내용으로 보여진다.
이런 국무장관의 전략발표는 이란의 비중이 크고 북한의 보조전략이란 점을 밝혀주며, 백악관 호출이 볼튼제거란 한국 언론 보도와 무관한 근거가 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란이 새로운 합의를 수용한다면 미국은 기존 제재를 해제하는 것은 물론 외교·경제적 관계를 복원하고 현대화를 지원하겠다면서, 만약 거부한다면 “전례 없는 금융 압박을 가할 것"이라며, 이 금융 압박은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제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폼페이오 장관은 “결국 이란 국민은 자신들의 리더십에 대해 선택을 하게 될 것”이라며 “만약 그들이 결정을 빨리 내린다면 그것은 훌륭한 일이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오늘 제시한 결과를 얻을 때까지 우리는 노력할 것”이라고 말해 경제체제 파괴가 핵파기전략의 핵심 수단임을 밝혔다.
더 힐 지가 보도한 북한의 강경발언은 김계관 외무성 제1 부상 담화 등을 통해 회담 무산 가능성까지 거론한 것이지만, 이와 백악관 호출은 한국 언론이 근거로 삼은 “'슈퍼 매파' 볼턴 보좌관 정조준” 것이라기 보다는 이란 핵파기와 가자지구 이스라엘 폭력사태 대응책을 국무장관이 발효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한국 언론이 “폼페이오 장관에 힘이 실리지만 볼턴 보좌관의 경우 입지 위축설이 고개를 든다”는 근거는 오히려 뉴욕타임스가 20일 “트럼프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왜 (문 대통령이) 김정은과 만난 뒤 내게 전달해 줬던 개인적 장담(assurance)들과 북한의 공식 담화 내용은 상충되는 것이냐’고 묻고자 토요일(19일) 밤 전화를 걸었다.”고 보도한 것에 의해 반대로 해석된다.
NYT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건 전화는 문 대통령 방미 불과 사흘 전에 이뤄졌다”면서 “이는 문 대통령이 워싱턴에 올 때까지 기다릴 수만은 없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불편한 심기(discomfort)’를 보여주는 것이란 해석이 미 정부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에 ‘북한의 비핵과 약속이 신뢰할 만하니 믿어달라’고 전한 정의용 안보실장은 미국 코리아임무센터(KMC)의 앤드류 김과 연계된 대북특사이고, 트럼프를 찾아가 ‘신뢰보증’을 조건으로 북미회담에 접근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가 조바심을 감추지 못하고 있고, 이런 모습을 지켜보는 백악관 관료들 사이에선 북한에 대한 불신과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 언론이 대북 강경파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입지축소 근거였던 의회 전문매체 더 힐은 트럼프 대통령의 18일 오후 폼페이오 장관 '호출'에 대해 '긴급 미팅'은 갑자기 잡혀, 두 사람의 기존 스케줄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이 근거다.
이런 한국식 해석은 폼페이오 장관이 대북 온건정책의 대변자로 자의적 해석해 놓은 것에서 비롯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기자들에게 '한국 모델'이라 말하고 폼페이오 장관이 '대규모 민간투자'를 내세운 것은 미국 공화당이 1983년 유엔총회에서 슐츠 국무장관이 한국에 대해 ‘빛나는 경제성장의 모델’이라며 냉전체제의 모델을 말했던 것의 연장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란협상 새 조건인 ‘▲반군지원 중단 ▲시리아의 병력 철수 ▲이스라엘 위협 중단’이 전략핵심이고 이란과 접근이 이뤄지는 동안 북한의 보조전략으로 ‘부분 폐기, 부분 보상’ 접근을 두고 공방을 벌이며 이란의 강공책에 대응해 대북 군사옵션이 고개를 들 가능성이 크다.
이는 수전 손턴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대행이 ‘다단계 접근법’을 말한 도쿄 컨퍼런스를 보도한 월스트리트저널 17일자의 “북한이 충분한 착수금을 맡긴다면 단계적이고 동시적인 보상 방식을 협의할 수 있다”는 부분이다.
다단계 접근의 기본 모형인 우크라이나 모델은 미국의 선거개입에 의한 2014년 친미정권의 등장과 지난 19일 최근 구소련 국가연합체 '독립국가연합'(CIS) 탈퇴에 공식서명했다.
러시아와 갈등이 커진 친서방의 우크라이나 정부는 소련 해체로 1991년 창설된 '독립국가연합'(CIS)에 러시아·벨라루스와 가장 먼저 서명한 3국이었으나 미국의 핵페기 협정에 따른 경제체제 흔들기와 선거지원으로 친서방 정권인 페트로 포로셴코 대통령이 집권했고, 19일 CIS 탈퇴와 집행기관 대표 소환의 대통령령에 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