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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신냉전의 천연가스전쟁 주류와 비주류

김종찬안보 2017. 9. 1.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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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세계제1의 에너지회사 BP를 유지했던 영국이 항공모함을 남중국해에 진입시킨 빌미는 북한 미사일 발사 규탄에서 찾았다. 영국 외무부는 주영북한대사를 불러 미사일발사에 항의했다.

베트남 외교부는 1일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훈련에 대해 외교경로를 통해 중국에 항의했다. 중국은 2016년 8월부터 통킹만(베이부만) 인근에서 남해 함대가 어선들과 합동훈련을 실시해왔고, 이번에 다시 군사훈련을 재개하려 했다.

 이에 중국 외교부는 즉각 국내법과 국제법 국제관례에 따른 훈련이라고 간섭말라고 밝혔고, 인도는 그 틈에 베트남에 초음속미사일 브라스모를 판매했다.

이에 앞서 미국 국무장관이 CEO로 있던 미국 최대 에너지사 엑손모빌은 베트남정부와 남중국해의 자국 해역에서 대규모 가스개발에 나섰다.

그 보다 앞서 베트남은 6월에 스페인 에너지사에 남중국해 자원탐사를 허용했다가 베트남의 난사군도(쯔엉사 군도) 군사기지를 공격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발표로 무산시켰다. 

신냉전이란 기류에 부응하듯 미국과 일본이 유엔안보리 북한 규탄이 29일 나오자 마자  최신 스텔스 전폭기 F35B B2B 등으로 평양직공 훈련에 따라 동북해에 무장시위를 계속하는 가운데 남중국해에서는 베트남과 미국의 에너지 결속이 치뤄지고 있었다.

바로 다음날 30일 베트남통신, VTV 방송은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가 전날(29일) 미국 석유·가스회사인 엑손모빌의 존 기브스 아시아·태평양·중동지역 담당 부사장의 예방을 받고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의사를 밝혔음을 보도했다.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엑손모빌이 야심차게 추진해온 남중국해 진출 사업이다. 엑손모빌과 베트남 국영 석유가스공사(페트로베트남)가 베트남 중남부에서 동쪽으로 80㎞ 지점 해역에서 2023년까지 베트남의 전력용 가스를 생산하는 전형적인 천연가스 사업이다.

엑손모빌이 베트남 진출을 위해 베트남 중남부 꽝남 성과 꽝응아이 성에 가스 처리와 전력생산 시설을 설치하는 사업도 있다.

 

작전명 대왕고래 답게 가스개발 매장량은 1천500억㎥로 추정으로 엑손모빌이 노무현 정부 당시 공을 들였던 사할린 광구보가 용량이 크다.

노무현 정부에 '북한판 마샬플랜'으로 이름붙여졌던 북핵 개발 포기 대가로 가스송유관 건설하고 운송통과료 수입보장 및 가스 파이프 중간에 화력발전소를 건설해 에너지 해결하는 북한경제 개혁론은 실제 엑손모빌의 사할린 광구 사업과 직결된 것이었다.

2003년 2월 노무현 정부와 중국 러시아 정부 관계자 및 한국가스공사가 참여해 동시베리아 코부크타에서 북한을 경유해 남한 평택까지 잇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사업을 위한 합동 예비조사에 착수했다. 이는 도쿄통신이 모스크바발로 보도했고, 필자의 책 '미끼경제'(2003년판)에 전반의 내용이 담겨있다.

조사는 코부크타-몽골-상하이-평택이 주노선이고, 코부크타-중국 동북부-북한-평택 루트도 기획안에 포함됐고 그해 7월까지 보고서를 내기로 합의했었다.

물론 비용은 한국가스공사가 주부담이었고, 그 후의 결산에 대한 정확한 보고는 이뤄지지 않았다. 사업계획은 초기 단계에서 북한의 냉냉한 반대로 무산됐다.

 

이같은 방식은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도 그대로 재연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차 방미시 한국가스공사 사장을 대옹했고, 엑손모빌 회장출신의 틸러슨 국무장관 앞에서 미국산 천연가스 200억 달러 수입계약서를 썼다.

노무현 정부 당시의 가스파이프라인 사업은 처음부터 무모한 행보었다. 원래 러시아 코부트카 개발이 러시아가 재정난으로 중단된 실패 사업이었고, 이를 한국이 떠 앉는 형식이었다.

 

베트남의 이번 엑손모빌 사업도 '성공적 가스 생산이 전력난 해소와 베트남 국가재정에 200억 달러(22조4천억 원) 수익 보장'이 들어있어 문재인 정부 200억 수입과 동일액수다.

이런 형식의 에너지 공동 투자계획은 엑손모빌의 사할린광구에서 보듯이 주식가격 상승 가치를 위한 국제정치 권력게임에 걸려있다. 노무현 당시는 엑손모빌이 세계 제1의 주가 자산 기업이었고, 주식 가격 하락에 직면해 한국의 북한판 마샬플랜이 추진된 것으로 해석됐다.

 

국제정치 무대는 그걸 반증하듯 이중적이다. 베트남 푹 총리는 오는 11월 베트남 중부도시 다낭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연다. 아펙의 무대는 미국의 영향권에 있고 트럼프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함께 참석한다.

베트남의 이번 가스전 개발 발표는 다분히 아펙정상회의용이다.

 

그 사이 정치적 변수도 있다. 앞서 베트남은 2000년대 한차례 엑손모빌에 남중국해 자원 탐사를 맞겼다가 중국이 주권침해라고 반발해 철수했었다.

이후 트럼프 정권에서 초대 국무장관이 된 엑손모빌 회장은 북한 문제에 외교적 해결 카드를 맡은 좌우익수가 됐고, 우익수는 네오콘의 메티슨 국방장관이 신무기 경쟁으로 위력을 과시하면서 남중국해 항행의 자유를 위한 해군훈련을 지속했다.

 

베트남은 남중국해 최 긴장점인 군사기지화 문제의 당사자이다. 베트남도 기지를 갖고 있고 중국도 건설했다. 지난 8월 초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외무장관회의(AFR)은  남중국해 군사기지화 문제를 반영했고, 중국과 베트남 양자회담은 불발됐다. 한국은 물론 엑손모빌의 강력한 후원자로 아세안장관회담에 임했다.

 

한국 산업통상자원부는 건설 진행 중인 신규 석탄 발전소 9기에 대해 석탄을 버리고 천연가스로 건설을 변경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 서울신문의 보도로는 "산업부는 지난봄 관계사를 상대로 LNG 전환 여부에 대한 의사를 타진한 데 이어 이달 들어서는 5개 발전사 건설처장들을 불러 LNG 전환 문제를 거듭 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발전사와 업계는 LNG 전환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라고 나와있다.

 

현재 건설중인 석탄화력발전소  ‘신서천 1호기’ 공정률은 30.3%, ‘고성 하이 1·2호기’와 ‘강릉 안인 1·2호기’ 공정률은 각각 25.2%, 15.0%, ‘당진 에코파워 1·2호기’와 ‘삼척 포스파워 1·2호기’는 인허가 절차중이다.

발전소 관계자들의 발언을 그대로 옮기면,

 

중부발전 관계자는 “이미 부지 매입과 시공 등에 8400억원의 비용이 발생했는데 LNG로 전환하려면 설계와 인허가 등 모든 절차를 다시 시작해야 해 건설 기간이 5년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고성 하이 관계자는 “위약금 등 매몰비용이 1조 4000억원으로 추산된다”면서 “석탄 발전을 위한 기반 작업이 완료된 상태에서 발전 구조 자체가 전혀 다른 LNG로 바꿀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남동발전 관계자는 “신규 석탄 발전소는 기존 발전소에 비해 미세먼지 배출량이 5분의1 수준에 불과한데 이러한 내용이 전혀 고려되지 않은 듯하다”고 지적했다.

인허가 단계인 업체인 당진 에코파워에 투자한 SK는 4000억원을 썼고, 다른 업체도 부지 매입과 발전기 제작, 건설장비 계약에서 수천억원이 지출됐다고 했다.

참조로 산업부의 공개된 입장은 이렇다.

 

'LNG 발전소는 석탄 발전소보다 건설비용이 1조원가량 저렴하고 인허가부터 준공까지 걸리는 기간도 2년 정도 짧아 업계가 입는 손해가 크지 않다. 통상 1000MW급 LNG 발전소 건설에는 1조~1조 5000억원, 석탄 발전소 건설에는 2조~2조 5000억원이 든다.

터닦기 등 기초 공사 단계에서 LNG 발전소로의 전환은 충분히 가능하다. LNG 전환 의향서에 모두가 반대했다고 해서 아예 안 되는 상황은 되지 않을 것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9일에 이어 30일에도 트럼프 미 대통령과 전화 회담을 갖고 북한 문제를 논의했다. 일본 총리관저는 아베 총리가 30일 밤 11시 33분부터 31일 오전 0시 6분까지 33분간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했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통화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최신 정세를 분석하고 앞으로의 대응을 논의했다"면서 "정세 인식과 대응책이 트럼프 대통령과 완전히 일치했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의 통화는 10번째이며 북한 정세 때마다 이뤄졌다. 특이하게 2일 연속이라서 국내 언론들은 북한 도발의 심각성을 부각시킨 소재이면서 곧 이어 북한에 대한 대대적 응징과 제재가 이어질 것이란 기대치를 보도했다.

그러나 일본 언론은 주 목표가 에너지라는 점을 명기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유엔 안보리가 대북 석유 수출 금지를 포함하는 강력한 추가 제재를 결의하도록 하는 게 일본 정부의 목표"라면서 "이날 미·일 정상 간 전화통화에서도 (석유 금수 조치가 들어가는) 새로운 유엔 결의안이 채택되도록 양국이 협력하겠다는 뜻을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여기서 일본 언론들은 유엔 안보리가 지난 2006년 북한의 첫 핵실험을 뒤 8번 대북제재 결의가 이뤄졌고, 이때마다 중국서 북한 가는 송유관 차단 제재를 시도했으나 중국과 러시아 반대로 무산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러시아 전폭기들이 을지훈련에 대응하듯 한반도 인근에 출몰하는 상황이 이어진 직후 문재인 대통령은 러시아 방문 길에 오르다. 오는 6일의 모스크바 한러정상회담에 앞서 강경화 외무장관은 러시아에 추가 대북제재에 대해 요청했었다.

 지난 23일 핵무기 탑재 가능 러시아 공군 투폴레프(Tu)95MS 전략폭격기 및 수호이(Su)35 전투기, A50 조기경보기 등이 동해상의 한국 방공식별구역(KADIZ)을 침범했다고 한국군당국이 밝혔다. 군은 한국 공군 전투기 편대가 긴급 출격하자 이 항공기들은 쓰시마섬과 일본 동부 태평양을 돌아 러시아로 귀환했다고 했다.

 다음날 24일에는 중국 공군 훙(H)6 폭격기 6대가 오키나와를 지나 일본 혼슈 기이 반도 앞바다에 출몰해 일본 자위대 전투기들이 긴급 발진했다. 중국 폭격기들이 일본 중심부와 가까운 태평양 연안인 기이반도까지 접근한 것이다.


한편 인도가 베트남에 대중국 견제용으로 판매한 초음속 미사일 브라스모와 관련, 중국과 두 달 넘게 이어진 국경 대치를 끝낸 인도가 대중 군사적 견제 차원에서 신형 초음속 미사일 브라모스를 베트남에 판매했다고 홍콩 동망(東網)이 1일 보도했다. 이 보도 사이트는 인도 외무부가 베트남에 매각 사실을 부인했지만 이미 브라모스를 인도한 상태라고 전했다.

베트남이 남중국해 주권과 자원개발 등에서 중국과 분쟁을 빚는 상황에서 인도가 브라모스를 베트남에 제공한 것은 남중국해 정세의 균형을 깰 수 있는 정도이다, 순항 미사일 브라모스 경우 최고 속도가 마하 2.8에 달하며 육상과 해상, 수중, 공중에서 발사해 지상과 해상 목표를 타격할 수 있는 고성능이다.

브라모스는 단거리에서는 요격하기가 극히 어려워 현재 중국이 군사기지화 추진 중인 남중국해에 군사시설에 위협을 가할 수 있다. 인도는 대중국 견제용 및 동아시아와 동남아에서 영향력을 확대를 위해 브라모스 공여를 비롯해 베트남군의 전술 훈련, 전투기와 잠수함 조정 연습 등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매체는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