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사일 위협에서 일본이 미사일 방어력 강화에 나서자 중국이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일본의 안보력 강화는 러시아의 한반도 진출에 불씨를 당겨줬다.
그렇지만 한반도 전쟁 가능성을 진단하는 중국에서 볼 때 전쟁 피해 계측에서 러시아와 일본은 빠져있다. 중국은 러시아와 일본이 한반도 전쟁 촉발의 원인을 제공할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본 것이다.
반면 이런 중국의 기준선은 중국의 절대적 지위에 의존한 대외전략이라서 오히려 러시아와 일본의 경계심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 인민일보 영자지 글로벌 타임스는 7일자 사설 '한반도에서 전쟁은 가능한가?' 사설에서 "어려운 문제가 지속되면 북조선이 가장 고통을 많이 받게 된다. 전쟁이 발발하면 남한이 가장 큰 피해자가 될 것이다. 어떤 상황이든, 미국은 가장 최소한의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진단은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서 러시아와 중국이 주도권을 행사하는 동방포럼을 겨냥한 것이고, 한국은 그 중간지대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별무소득이다.
한반도 전쟁에 가능성에 대한 중국의 시각은 이 사설이 잘 압축했다.
"워싱턴은 이 위기를 미국의 국가이익에 맞지 않게 해결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단지 남한의 노력에 의해서만 미국에게 해결의 의지를 고취시킬 수 있다. 만약 서울이 지금 현재의 방식으로 나아가기만 한다면 궁극적으로 조선반도의 새 전쟁의 희생자가 되고 말 것이다.
평양은 핵과 미사일의 기술 분야에서 돌파구를 연 다음 더욱 더 자신 있어 한다. 세계 제1의 핵 무력 국가인 미국이 북조선을 위협하지 못하는 상태이다. 그런데, 아주 제한된 핵 역량을 가진 북조선이 어떻게 미국을 위협할 수 있단 말인가? 평양은 이 논리를 생각해 봐야 한다."
중국의 절대적 지위 확보는 결코 안정적이 못하다. 중국이 취약한 공군과 항공권을 겨냥한 군비증강이 일본의 안보체제에서 미사일 강화로 이어지고 덩달아 러시아의 한반도 진출에 기회를 준다.
이와 더불어 한반도를 중심으로 미국 주도 위성위치지표 GPS를 둘러싼 교란전의 치열한 각축전을 예고한다. 북한 미사일의 정교한 타격에 밑바탕으로 작용한 러시아의 글로나스 항법장치에 힘입은 러시아 항공권의 강세가 한반도 상황을 비켜갈 수 없다.
더구나 문재인 정부는 신동방정책으로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 러시아의 개입을 직접 요구한 상황이다. 항공권 강세 바탕을 둔 러시아의 진출은 애초 북한과의 연대를 시도하는 원천으로 작용했지만 이제부터 남북한 양쪽에 작용한다.
이에 미리부터 대비해 온 일본은 자국 상공을 통과한 지난달 29일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화성12호 발사직후 31일 천문학적 재정을 투입해 미사일 방어능력을 증강시키겠다고 공식 발표했고, 중국은 같은 날 "신중히 행동하라"고 경고했다.
일본 방위성이 발표한 '2018년도(2018년4월~2019년3월) 예산요구 개요'는 방위비 중 탄도미사일방어(BMD) 관련 경비로 최소 2천911억엔(약 3조523억원)을 책정했다.
예산은 BMD 관련 직접경비 1천791억엔(약 1조8천780억원), 인공위성 등 우주공간에서의 BMD 관련 간접경비 1천120억엔(약 1조1천743억원)이며, 합해서 총 2천900억엔(약 3조8천억원)이다.
특히 일본이 핵심 방위로 신규추진중인 BMD에서의 '육상형 이지스 시스템'(이지스 어쇼어·Aegis Ashore) 비용은 별도이며, 그 비용은 2기 도입에 1천600억엔(약 1조6천776억원)이 예상된다. 이를 합하면 총 4천500억엔(약 5조5천억원)이다.
간단히 말해 일본형 이지스 어쇼어는 해상자위대의 이지스함에 탑재된 요격미사일(SM3)과 고성능 레이더를 지상 배치해 상시 요격 태세를 갖춰 어느 방위방향이든 가능한 대공 방공망을 두게 된다. 따라서 이는 일본이 중국 러시아를 겨냥한 방위겸 공격체제를 겸하는 시스템으로 해석된다.
명분은 산재된 도서 방위 강화이지만, 로켓 모터로 고속 비행해 도서간 타격이 가능한 고속활공탄 기술 연구에 100억엔(약 1천49억원)이 들어갔다. 또한 이지스함 중심의 방위의 한계인 해상배치형 요격미사일 SM-3의 사거리 500km를 늘린 'SM-3블록2A'와 'SM-3블록IB'를 취득하는 데에도 657억엔(약 6천889억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미사일 발사에 대비한 자동경계관제 시스템도 집중적으로 키워 107억엔(약 1천122억원)이 책정됐다.
일본의 방위예산 총액은 50조를 넘는 규모다. 최대 5조2천551억엔(약 55조1천24억원)을 편성했다.
일본의 공세적 방위비 증액에 중국 외교부의 화춘잉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일본은 지역 내 위협을 이유로 국방예산과 군비를 매년 늘려왔다"며 "각국은 일본의 진짜 의도를 고도로 경계하고 있다"면서, "일본이 아시아 이웃 국가의 안보 우려를 중시하고 군사 안보 영역에서 신중히 행동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의 대응도 실제 공군과 GPS에 집중됐다. 한국의 대북 보복전을 상징하는 킬체인의 핵심 타격무기는 독일제 공대지 ‘타우러스’나 ‘슬램-ER’ 등의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은 GPS/INS 유도방식을 택해 GPS교란전에 취약하다.
기존의 GBU-31·GBU-38 등 통합직격탄(JDAM)도 GPS/INS 유도방식이라서 위성을 이용해 지구상의 절대적 위치를 계산하는 위성항법장치(GPS)와 유도탄 자체의 가속도 등으로 상대적 위치를 계산하는 관성항법장치(INS)에 따라 입력된 표적 위치정보로 날아가 이동 표적에 취약하다고 평가된다.
북한발 위기에 등장하는 지하시설 파괴용인 GBU-24와 GBU-28 등 벙커버스터는 레이저 유도방식이라 다르다. 곧 공군 지원하에 전투기가 목표물에 쏜 레이저 광선을 따라간다.
한국의 신무기 구입은 이들 양자 방식을 모두 적용하는 엘제이담이 대표적이다. 쉽게 말해 전투기 이륙 전 미리 타격할 좌표를 입력해 발사하고 전투기가 표적 이동에서 레이저 유도로 전환해 추적한다.북핵 위기에서 한국은 미 공군의 F-16 전투기에 탑재된 500파운드급 GBU-54 엘제이담(LJDAM) 도입을 추진했다.
상황은 급박한 한반도 정세에서 한국이 공군의 비중이 확 높아진 것이고, 여기에 러시아와 일본의 공세적 군비증강이 깔려있다. 한국 국방부는 이제 도입할 록히드 마틴사의 F-35A에도 LJDAM 탑재할 계획이고, 소형 항공폭탄인 레이시온사의 ‘SDB-II’도 구매할 예정이다. 여기에 미 보잉사의 230kg급 폭탄 GBU-54이 탄두가 장갑을 관통할 플라스마제트를 곁들여 들여올 예정이다. 최신 경량 폭탄인 GBU-54는 사거리가 28km로 GBU-56 보다 4km 가량 멀리 날아가지만 무게가 가벼워 파괴력이 그만큼 약하다. SDB-Ⅱ는 사거리 72km로 보잉 제품 보다 더 멀리 있는 표적을 타격할 수 있지만 250파운드(110kg)급이다. 탄두가 장갑을 관통할 수 있는 ‘플라스마제트’ 기술이 적용된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미국 최대 항공무기들이 경쟁적으로 한국에 파고든다. 한국 공군은 지난 1일부터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침투하는 적 항공기를 저지하는 대규모 훈련 후반기 '소링이글(Soaring Eagle)' 훈련 중이다.
정례적으로 연간 두차례 시행되는 소링이글 훈련은 기습하는 대량의 적 항공기 저지를 공군의 단독 대규모 전역급 공중전투훈련으로, 최종일에 GPS(인공위성위치정보) 전파교란 대응훈련이 진행된다. 미국군 주도의 GPS에 대응한 유럽연합의 갈릴레오, 중국의 베이우더, 러시아의 위성항법장치 글로나스, 여기에 뒤늦게 뛰어든 일본의 미치비키 간의 대결이 한반도 상공에서 새로운 각축전을 벌이며 엄청난 군비를 쏟아내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