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바이든 행정부가 검증비핵화(FFVD)로 한국이 트럼프 체제에서 합의한 'CVID'(완전 검증에 불가역 폐기)를 수정하며 백신 스와프 협상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미 국무부는 19일 공개한 ‘2021 군비통제ㆍ비확산ㆍ군축 이행보고서’에서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FFVD)”로 정책 수정을 밝히며, 트럼프 행정부가 문재인 정부와 공동 이던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폐기)를 수정했다.
정의용 외교장관은 19일 국회 외교통일위에서 "지금 미국 측과 (코로나백신 스와프에 대해) 상당히 진지하게 협의하고 있고, 지난 17~18일 존 케리 미 대통령 기후특사가 왔을 때도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했다"고 밝혔으나, ‘백신스와프 협상 교환물’은 언급하지 않았다.
정 장관은 앞서 국회에서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과 관련, "IAEA(국제원자력기구) 기준에 맞는 적합한 절차에 따른다면 굳이 반대할 건 없다"고 답변했다.
정 장관은 전날(17일) 존 케리 미 대통령 기후특사를 만났고, 케리 특사는 18일 한국 기자회견에서 "일본이 IAEA와 긴밀히 협력해 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미국이 일본의 정보 한국 제공에 대한 역할 질문에 "우리는 이것이 어떻게 진행되는지와 일본이 어떻게 하는지를 지켜봐야 하지만 당장 계획은 없다. 미국이 이미 진행중이며, 매우 명확한 규칙과 기대치가 있는 과정에 개입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16일 백악관의 미일정상회담 공동성명은 "미국과 일본은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른 의무를 준수할 것과 국제사회의 완전한 이행을 촉구하면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전념할 것을 재확인했다"며 CVID를 뺐다.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직전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북한과의 외교 협상에서 얻을 수 있는 궁극적 목적은 변하지 않았다. CVID만이 미국이 유일하게 받아들 수 있는 목표이다. 이 가운데 중요한 건 'V'”이라고 2018년 6월 11일 밝혔다.
트럼프 체제 대북전략 주도자인 폼페이오 장관은 이어 “내일 두 정상이 합의문과 부속 문서에 서명한다면, 동남아시아는 물론 북아시아, 전 세계를 위해 역사를 바꿀 합의가 될 것이다”며 “북한이 비핵화에 나서면 경제 지원과 전례없는 안전 보장 제공할 용의가 있다”고 말하며 합의 성사를 낙관했다.
볼턴 백악관 보좌관은 회고록에서 “2018년 5월 4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백악관을 방문해 4·27 판문점 회담 결과를 좀 더 자세하게 설명했다”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고, 되돌릴 수 없는(CVID)’ 비핵화에 동의하도록 우리가 김 위원장을 강하게 밀어붙였다”고 발언한 것으로 기록했다.
회고록은 이어 “문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트럼프와 빅딜을 해야 한다. 자세한 건 실무협상에서 논의해야 하겠지만, 비핵화 이후의 혜택은 비핵화가 완성된 이후 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며 “‘김정은이 이 모든 것을 이해했다’라고도 했다”고 말한 것으로 밝혔다.
회고록은 백악관의 정 실장 보증에 대해, “한국 측이 ‘미국이 의미하는 비핵화(CVID)’를 김 위원장에게 전달했으며, 김 위원장이 이를 수용할 의사가 있다고 설명한 것”으로 밝혀, CVID중재자로서 한국을 명시했다.
회고록은 이어 정 실장이 볼턴 보좌관에게 “문 대통령이 이 문제를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만나기 전에 상의하고 싶어 한다”고 말했고, 볼턴은 “완전히 동의한다”고 응대해 5월 하순 한·미 정상회담을 잡았다고 밝혔다.
상가포르 회담 직후 14일 한미일 외교장관회담을 서울에서 열고 공동 기자회견으로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노력 한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냈다. 회담 전에 미국과 일본은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북한에 요구했으나 공동성명에는 포함되지 않았다”며 “한미일은 CVID를 달성하도록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는 20일 '백신 스와프' 협의와 관련, 연합뉴스 질의에 "우리는 비공개(private) 외교적 대화의 세부 사항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